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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들


매거진 <B>는 어떤 브랜드를 찾고 있나?



매거진 <B>는 10년 동안 89개의 매력적인 브랜드를 소개해왔습니다. 90번째 브랜드가 궁금해질 무렵, 박은성 편집장과 나눈 ‘브랜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현명한 사람들


매거진 <B>는 어떤 브랜드를 찾고 있나?


매거진 <B>는 10년 동안 89개의 매력적인 브랜드를 소개해왔습니다. 90번째 브랜드가 궁금해질 무렵, 박은성 편집장과 나눈 ‘브랜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매거진 <B>는?


창간 이래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매거진 <B>는 광고 없이 한 호에 하나의 브랜드만을 다루는 잡지입니다. 브랜드 이야기를 다루되 소비자 입장에서 그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브랜드와 브랜드 주변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형식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와이즐리컴퍼니 블로그 독자분들께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7년부터 매거진 <B>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박은성입니다. <프리미어>, <엘르>, <까사리빙> 등의 잡지에서 에디터로 일했고, 이후 매거진 <B>에 팀장으로 합류, 10년째 <B>를 비롯한 여러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패션 어시스턴트 시절을 거쳐 영화잡지, 패션지, 인테리어-라이프스타일 잡지 기자로 일했으니 그 종착지가 모든 영역의 총합인 브랜드 잡지가 되는 것은 아마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매거진 <B>에 워낙 매력적인 브랜드가 많이 소개되어서 그런지 많은 브랜드 마케터들의 목표 중 하나가 ‘우리 브랜드가 매거진 <B>에 소개되는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책에 실릴 브랜드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매거진 <B>가 선정하는 브랜드는 균형이라는 단어로 설명됩니다. <B>라는 타이틀은 Brand와 Balance의 첫 자인 B를 따온 것이기도 해요. 균형의 양상은 브랜드의 규모나 영역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B>의 첫 번째 이슈로 선보인 프라이탁 Freitag을 예로 들면 재활용 가방이라는 윤리적 가치와 “단 하나밖에 없는 패턴의 가방”이라는 상품적 가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은 케이스로 보는 식입니다. <B>가 소개한 많은 브랜드는 이처럼 서로 상반되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치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묶어내는, 일종의 룰 브레이킹(rule-breaking)적 면모를 갖춘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겠네요.  

 


많은 사람들이 매거진 <B>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잡지지만, 한 권 한 권 독립된 단행본처럼 기능하고, 또 연속성을 갖는 시리즈로 소비되며 컬렉팅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분들의 호응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브랜드를 다루는 콘텐츠임에도 미디어로써 독립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담담한 시선으로 브랜드를 관찰, 분석하는 태도가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라는 매체의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랜드에 대한 노골적인 러브레터처럼 보이지 않는 콘텐츠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온 것이 매체에 대한 신뢰와 애착을 키워온 셈이에요. 꼭 브랜드라는 아이템이 아니어도 <B>가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태도가 더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로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10년 동안 89개의 브랜드가 매거진 <B>를 통해 소개되었는데, 그중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꽤 어려운 질문이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계속 바뀌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애착을 갖는 건 국제정치부터 비즈니스, 패션까지 여러 분야를 다루는 영국의 저널리즘 잡지 “모노클 Monocle” 편입니다. 미디어 브랜드로써 미디어 브랜드를 관찰하고 다루는 과정은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특히 잡지의 발행인이자 CEO인 타일러 브륄레가 어떤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제게 꽤 많은 힌트를 주었던 것 같아요. 그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는 말이 있는데, 아래 짤막하게 소개해봅니다. “거친 현실과 그다지 좋지 않은 뉴스들, 그리고 좋은 소식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해왔습니다. 매번 <모노클>을 다 읽고 나면 ‘사실 세상은 괜찮아’. ‘나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그 사람을 직접 만난 듯 <모노클>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간 듯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저는 좋은 잡지란 좋은 도피(escape)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콘텐츠라는 개념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되새기는 코멘트이기도 합니다.   



편집장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브랜드’란 어떤 걸까요?

너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업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그 본질을 중심으로 계속해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로 바라봅니다. 문제라는 것은 브랜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텐데, 특정 오브제를 통해 삶 속에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조명하게 하는 것, 어디서든 편리한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것,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연과 교감하는 것 등이 될 수 있겠지요. 이처럼 개선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최고의 크리에이티브가 되는 걸 많이 목격했습니다. 브랜드 스스로 자신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지나친 수식이나 포장 없이도 자체의 가치를 제품이나 서비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 간결하고 명쾌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매일 수많은 브랜드가 나오고 또 사라지는 요즘,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딩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브랜딩이라는 건 일종의 세계관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요즘의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뿐 아니라 일종의 콘텐츠나 게임처럼 브랜드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즐기려 노력하는 성향이 보입니다. 자신이 직접 브랜드의 세계에 개입해서 기존에 없던 스토리나 가치를 부여하거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브랜드와 더욱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우도 보이고요. 이런 현상에 비추어보면 브랜딩은 일종의 내러티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경험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를 인과가 있는 하나의 서사로 엮어나간다면 소비자의 관심과 시간을 붙들어둘 수 있게 될 테고요. 요즘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그래서 작가의 역할에 가깝다고도 생각해요.

 


와이즐리컴퍼니도 그렇지만, 요즘 많은 브랜드가 세심하고 고객 중심적인 CX(customer experience)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CX가 브랜드의 성공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고객 중심적인 CX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봅니다. 언택트 경제라는 개념이 대두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세심하고 정교한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브랜드와 가깝게 스킨십하는 통로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고요. 

편집장님이 생각하시기에 뛰어난 고객 중심 서비스를 실천 중인 브랜드는 어디가 있을까요?


CX 측면에서 훌륭한 행보를 보이는 브랜드는 여러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국의 자전거 의류 브랜드 라파 Rapha를 꼽고 싶습니다. 설명 그대로 라이딩과 관련한 의류와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브랜드지만, 라파의 유저들은 라파를 단순한 의류 브랜드로 소비하지 않고, 하나의 커뮤니티로 인식합니다. 보통은 스토어나 쇼룸으로 칭하는 매장도 ‘클럽하우스’라 이름을 붙이고 유저들 사이의 친목과 정보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디지털 콘텐츠나 단행본, 영상, 강연 등을 통해 라이딩을 매력적인 문화로 알리는 데 기여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여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달리 고객들이 라파라는 브랜드를 이웃의 일부처럼 여길 수 있도록 지나치게 떠들썩하거나 요란하지 않게, 적절한 온도로 접근한다는 것인데요, 덕분에 라파의 유저들은 라파가 설계한 네트워크에 속해있는 것을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여깁니다. 그 덕분에 클럽 멤버 한 명 한명은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브랜드의 앰버서더 역할을 맡게 되고요.   

 


요즘 고객들이 제품 구매를 위해 특정 브랜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요즘의 고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 이미지 뿐 아니라, 브랜드를 기획, 제작하고 만들어내는 기업의 이면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같습니다. 해당 기업이 업계에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경영하고 있는지, 수익을 어떤 방식으로 재투자하는지, 어떤 인재상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등의 요소에 대해 알기를 원합니다. 브랜드와 제품에 구현되는 철학만큼 기업의 경영과 관리에도 그 철학이 일관되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바라보고 있죠. 광고나 마케팅으로 드러나는 브랜드만큼 기업의 건강한 문화와 비전을 가꾸는 일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와이즐리컴퍼니는 면도기로 시작해 스킨케어, 헤어케어, 비타민 등 다양한 생활소비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일 쓰는 생활용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좋은 생활용품을 고르는 편집장님만의 기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품력이나 전문성, 브랜딩 면에서는 대체로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패키지나 포장 박스의 내구성이나 디테일을 많이 보게 되는 편입니다. 아무리 컨셉이 좋고 제품력이 좋아도 내용물을 담는 패키지의 완성도가 떨어지면(뚜껑이 쉽게 열린다거나 혹은 잘 돌아가지 않는다거나 충격을 살짝만 가해도 쉽게 깨지거나 부서지는 등) 신뢰도가 하락하고요. 제품을 주로 두는 곳의 환경(예를 들면 화장실)이나 여행 갈 때 쓰는 상황까지 고려하는 세심함이 제품에서 눈에 띄면 계속 사용할 마음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제품의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지도 중요하게 보는 부분입니다. 



‘좋은 브랜드’가 되고 싶지 않은 브랜드는 없겠지만, 그것에 대한 정의는 모두 다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브랜드가 동의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고객들한테 최선의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한다’라는 점이 아닐까요? 와이즐리컴퍼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고객에게 좋은 브랜드로 기억될 수 있도록, 와이즐리컴퍼니의 고민과 혁신은 계속됩니다.

* 매거진 <B>는?


창간 이래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매거진 <B>는 광고 없이 한 호에 하나의 브랜드만을 다루는 잡지입니다. 브랜드 이야기를 다루되 소비자 입장에서 그들이 경험하고 느끼는 브랜드와 브랜드 주변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 형식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Q. 편집장님 안녕하세요. 와이즐리컴퍼니 블로그 독자분들께 간단히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7년부터 매거진 <B>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박은성입니다. <프리미어>, <엘르>, <까사리빙> 등의 잡지에서 에디터로 일했고, 이후 매거진 <B>에 팀장으로 합류, 10년째 <B>를 비롯한 여러 콘텐츠 제작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패션 어시스턴트 시절을 거쳐 영화잡지, 패션지, 인테리어-라이프스타일 잡지 기자로 일했으니 그 종착지가 모든 영역의 총합인 브랜드 잡지가 되는 것은 아마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Q. 매거진 <B>에 워낙 매력적인 브랜드가 많이 소개되어서 그런지 많은 브랜드 마케터들의 목표 중 하나가 ‘우리 브랜드가 매거진 <B>에 소개되는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책에 실릴 브랜드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매거진 <B>가 선정하는 브랜드는 균형이라는 단어로 설명됩니다. <B>라는 타이틀은 Brand와 Balance의 첫 자인 B를 따온 것이기도 해요. 균형의 양상은 브랜드의 규모나 영역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는데, <B>의 첫 번째 이슈로 선보인 프라이탁 Freitag을 예로 들면 재활용 가방이라는 윤리적 가치와 “단 하나밖에 없는 패턴의 가방”이라는 상품적 가치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은 케이스로 보는 식입니다. <B>가 소개한 많은 브랜드는 이처럼 서로 상반되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치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묶어내는, 일종의 룰 브레이킹(rule-breaking)적 면모를 갖춘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겠네요.  

 



Q. 많은 사람들이 매거진 <B>를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잡지지만, 한 권 한 권 독립된 단행본처럼 기능하고, 또 연속성을 갖는 시리즈로 소비되며 컬렉팅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많은 독자분들의 호응을 얻는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브랜드를 다루는 콘텐츠임에도 미디어로써 독립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담담한 시선으로 브랜드를 관찰, 분석하는 태도가 “브랜드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라는 매체의 강력한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랜드에 대한 노골적인 러브레터처럼 보이지 않는 콘텐츠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해온 것이 매체에 대한 신뢰와 애착을 키워온 셈이에요. 꼭 브랜드라는 아이템이 아니어도 <B>가 어떤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태도가 더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로 확장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10년 동안 89개의 브랜드가 매거진 <B>를 통해 소개되었는데, 그중 가장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책은 무엇인가요?


꽤 어려운 질문이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계속 바뀌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애착을 갖는 건 국제정치부터 비즈니스, 패션까지 여러 분야를 다루는 영국의 저널리즘 잡지 “모노클 Monocle” 편입니다. 미디어 브랜드로써 미디어 브랜드를 관찰하고 다루는 과정은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특히 잡지의 발행인이자 CEO인 타일러 브륄레가 어떤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가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제게 꽤 많은 힌트를 주었던 것 같아요. 그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는 말이 있는데, 아래 짤막하게 소개해봅니다. “거친 현실과 그다지 좋지 않은 뉴스들, 그리고 좋은 소식들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노력해왔습니다. 매번 <모노클>을 다 읽고 나면 ‘사실 세상은 괜찮아’. ‘나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그 사람을 직접 만난 듯 <모노클>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간 듯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저는 좋은 잡지란 좋은 도피(escape)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콘텐츠라는 개념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 되새기는 코멘트이기도 합니다.   




Q. 편집장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브랜드’란 어떤 걸까요?


너무 당연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업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그 본질을 중심으로 계속해 주변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브랜드를 좋은 브랜드로 바라봅니다. 문제라는 것은 브랜드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텐데, 특정 오브제를 통해 삶 속에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를 조명하게 하는 것, 어디서든 편리한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것,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자연과 교감하는 것 등이 될 수 있겠지요. 이처럼 개선을 위한 고민과 노력이 최고의 크리에이티브가 되는 걸 많이 목격했습니다. 브랜드 스스로 자신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지나친 수식이나 포장 없이도 자체의 가치를 제품이나 서비스,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통해 간결하고 명쾌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매일 수많은 브랜드가 나오고 또 사라지는 요즘, 소비자 입장에서 브랜딩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브랜딩이라는 건 일종의 세계관을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요즘의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뿐 아니라 일종의 콘텐츠나 게임처럼 브랜드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즐기려 노력하는 성향이 보입니다. 자신이 직접 브랜드의 세계에 개입해서 기존에 없던 스토리나 가치를 부여하거나, 커뮤니티 등을 통해 브랜드와 더욱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우도 보이고요. 이런 현상에 비추어보면 브랜딩은 일종의 내러티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경험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를 인과가 있는 하나의 서사로 엮어나간다면 소비자의 관심과 시간을 붙들어둘 수 있게 될 테고요. 요즘의 브랜드를 만드는 일은 그래서 작가의 역할에 가깝다고도 생각해요.

 



Q. 와이즐리컴퍼니도 그렇지만, 요즘 많은 브랜드가 세심하고 고객 중심적인 CX(customer experience)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CX가 브랜드의 성공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고객 중심적인 CX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봅니다. 언택트 경제라는 개념이 대두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세심하고 정교한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브랜드와 가깝게 스킨십하는 통로를 모색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고요. 

Q. 편집장님이 생각하시기에 뛰어난 고객 중심 서비스를 실천 중인 브랜드는 어디가 있을까요?


CX 측면에서 훌륭한 행보를 보이는 브랜드는 여러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국의 자전거 의류 브랜드 라파 Rapha를 꼽고 싶습니다. 설명 그대로 라이딩과 관련한 의류와 액세서리를 취급하는 브랜드지만, 라파의 유저들은 라파를 단순한 의류 브랜드로 소비하지 않고, 하나의 커뮤니티로 인식합니다. 보통은 스토어나 쇼룸으로 칭하는 매장도 ‘클럽하우스’라 이름을 붙이고 유저들 사이의 친목과 정보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디지털 콘텐츠나 단행본, 영상, 강연 등을 통해 라이딩을 매력적인 문화로 알리는 데 기여합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여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와 달리 고객들이 라파라는 브랜드를 이웃의 일부처럼 여길 수 있도록 지나치게 떠들썩하거나 요란하지 않게, 적절한 온도로 접근한다는 것인데요, 덕분에 라파의 유저들은 라파가 설계한 네트워크에 속해있는 것을 매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여깁니다. 그 덕분에 클럽 멤버 한 명 한명은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브랜드의 앰버서더 역할을 맡게 되고요.   

 



Q. 요즘 고객들이 제품 구매를 위해 특정 브랜드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요즘의 고객들은 그 어느 때보다 브랜드 이미지 뿐 아니라, 브랜드를 기획, 제작하고 만들어내는 기업의 이면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 같습니다. 해당 기업이 업계에서 어떤 철학을 가지고 경영하고 있는지, 수익을 어떤 방식으로 재투자하는지, 어떤 인재상을 직원으로 채용하고 그들을 어떻게 대우하는지 등의 요소에 대해 알기를 원합니다. 브랜드와 제품에 구현되는 철학만큼 기업의 경영과 관리에도 그 철학이 일관되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바라보고 있죠. 광고나 마케팅으로 드러나는 브랜드만큼 기업의 건강한 문화와 비전을 가꾸는 일에 신경 쓰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Q. 와이즐리컴퍼니는 면도기로 시작해 스킨케어, 헤어케어, 비타민 등 다양한 생활소비재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매일 쓰는 생활용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좋은 생활용품을 고르는 편집장님만의 기준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품력이나 전문성, 브랜딩 면에서는 대체로 상향 평준화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패키지나 포장 박스의 내구성이나 디테일을 많이 보게 되는 편입니다. 아무리 컨셉이 좋고 제품력이 좋아도 내용물을 담는 패키지의 완성도가 떨어지면(뚜껑이 쉽게 열린다거나 혹은 잘 돌아가지 않는다거나 충격을 살짝만 가해도 쉽게 깨지거나 부서지는 등) 신뢰도가 하락하고요. 제품을 주로 두는 곳의 환경(예를 들면 화장실)이나 여행 갈 때 쓰는 상황까지 고려하는 세심함이 제품에서 눈에 띄면 계속 사용할 마음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제품의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지도 중요하게 보는 부분입니다. 




‘좋은 브랜드’가 되고 싶지 않은 브랜드는 없겠지만, 그것에 대한 정의는 모두 다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브랜드가 동의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고객들한테 최선의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한다’라는 점이 아닐까요? 와이즐리컴퍼니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더 많은 고객에게 좋은 브랜드로 기억될 수 있도록, 와이즐리컴퍼니의 고민과 혁신은 계속됩니다.